
서고사에 있던 나한상의 원래 모습과 훼손된 모습(한국일보)
권 관장이 지닌 문화재들의 보존상태는 처참한 수준이었다. 먼지가 수북한 것은 물론, 곰팡이가 군데군데 피어 있기 일쑤였다. 여기에다 권 관장은 문화재를 적극적으로 훼손하기까지 했다. 도난 사실을 숨겨야 했기에 화기를 긁어내거나 잘라 내버리는 것은 예사였다. 전문 도색공을 불러다 바래거나 없어진 부분을 새로 칠해 넣거나 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정도가 심해 아예 작품을 뒤바꿔놓은 경우도 있어서, 도난 문화재를 찾아놓고도 이게 잃어버린 그 문화재인지 확인하는 데 애 먹기도 했다. 전북 전주의 서고사에서 도난된 '나한상(1695)'은 원래 늙은 스님의 모습을 새긴 나무 불상이었는데 권 관장은 이를 젊은 수도승의 모습으로 새로 칠하게 했다. '이게 그건가' 싶었던 경찰은 엑스레이 촬영까지 하고서야 동일 작품이란 걸 알았다.
- 「유명 불교미술박물관장 비밀창고 여니… 도둑맞은 문화재 3000여점 와르르」에서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라는 명목으로 망가뜨린 이에게 내린 벌이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런 게 사랑이라면, 차라리 사랑하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요? 신문 기사를 읽으면서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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