解明의 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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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학과 음운론 언어

2015년에 개정된 국제 음성 기호(위키백과)

음성학뿐만 아니라 음운론(phonology)도 말소리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음운론에서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 들어 있는 모국어의 말소리에 관한 지식(linguistic competence)이 무엇인지 밝혀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낱말의 어휘 의미를 변별하는 기능을 가진 음소의 목록이 무엇이고, 음소들이 어떤 체계를 이루고 있으며, 말소리들의 연결 제약이 무엇이며, 말소리들이 연결될 때 일어나는 음운 현상들을 어떻게 규칙화할 것인가 등이 음운론의 주요 관심사가 된다. 반면에 음성학에서는 사람들이 낱말이나 문장을 발화할 때 발음 기관이 어떻게 움직이고, 생성된 음파의 물리적 특성이 무엇이며, 청자가 말소리를 어떻게 청취하는지 밝혀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음성학과 음운론은 서로 다른 연구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서 국어의 말소리를 조음 음성학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기술하려면 먼저 국어의 음소와 변이음 목록을 작성해야 하는데, 음소와 변이음 목록을 작성해야 하는데, 음소와 변이음 목록을 작성하는 일은 음운론의 연구 영역에 속한다. 그런데 음성학적인 지식 없이는 변이음 목록을 작성할 수 없다. 음성학 훈련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각 음소의 변이음들을 구별해서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국어의 억양을 체계적으로 기술하는 작업에도 음운론 이론이 필요하다. 억양을 체계적으로 기술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억양 의미를 전달하는 억양 패턴(intonation pattern)의 목록을 작성해야 하는데, 이 작업에는 음소와 변이음의 목록을 작성할 때와 비슷한 음운론적 방법론이 적용된다. 그런데 음성학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은 다양한 억양 패턴들을 구별해서 듣지 못하기 때문에 억양 패턴의 목록을 작성하지 못한다.

위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음성학과 음운론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서로 분리해서 논의할 수 없다.
- 이호영의 『국어음성학』에서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르고, 다른 듯하면서 비슷한 음성학과 음운론. 말소리[語音]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똑같지만, 차이점도 뚜렷합니다. 언어학자 김진우 선생은 어음을 벽돌에 비유한다면, 벽돌의 제조 과정이나 규모, 색 따위를 언급하는 것은 음성학에 해당하고, 벽돌의 기능을 언급하는 것은 음운론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음성학의 연구 방법이 인문 과학보다 자연 과학 쪽에 가까워서 음성학을 언어학의 하위 분야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는데, 일리가 없는 소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언어학에 포함하든 포함하지 않든 음운론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음성학도 아울러 익혀야 한다는 점은 변함없습니다. 예컨대 음운론 강의에서 변이음을 배울 때 음성학 관련 지식이 없으면, 그 개념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지요. 어느 한쪽만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다 공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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