解明의 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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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기본 어순 언어

"첫째, 통사론적으로 볼 때 우리말은 주어-목적어-동사(SOV) 언어에 속한다.

(1) 가. 철수가 책을 읽는다.
나. 철수가 간다.

이곳의 '동사'라 함은 학교문법의 서술어를 가리킨다. 우리말은 (1)과 같이 동사가 문장의 끝에 온다. 유형론적으로 끝자리 동사언어(verb-final language)에 속한다. 같은 교착어인 일본어와 차이가 없다. 중국어나 영어는 동사가 주어와 목적어 사이에 놓여 우리말과는 성격이 다르다. (1가)는 타동사문이고 (1나)는 자동사문이다."
- 고영근, 구본관의 『우리말 문법론』에서

여러 언어를 어순을 기준으로 나누면, VSO형 언어, SVO형 언어, SOV형 언어, VOS형 언어, OVS형 언어, OSV형 언어가 있습니다. 통계에 따라 정확한 수치는 다르겠지만, SOV형 언어와 SVO형 언어는 전 세계 언어의 반을 넘을 만큼 다수를 차지합니다. 반면에 목적어가 주어보다 앞서는 VOS형 언어와 OVS형 언어, OSV형 언어는 그 수가 드뭅니다. 특히 OSV형 언어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지요.

주어, 목적어, 서술어 순으로 문장 성분을 늘어놓는 우리말은 SOV형 언어에 속하니 '다수파'라고 할 수 있겠으나, 우리말을 SOV형 언어라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본 어순만 봤을 때 그렇습니다. 우리말은 어순이 꽤 자유로운 편이라서 문장 성분 순서를 뒤집는다고 하더라도 그 뜻까지 뒤집히는 것은 아닙니다. "재미있는 책을 영수 동생이 열심히 읽는다"는 목적어인 '재미있는 책을'이 주어인 '영수 동생이'보다 앞서서 기본 어순을 어겼지만, 문법에 맞는 문장입니다.

왈도체는 기본 어순을 일부러 어겼지만, 어쨌든 우리말인지라 이해할 수 있……으려나?(게임메카)

왜냐하면, 우리말은 실질 형태소에 붙어 주로 말과 말 사이의 관계를 표시하는 형식 형태소인 조사와 어미가 발달한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재미있는 책을'에서 목적격 조사 '을'만 보면, 그 앞에 오는 명사구 '재미있는 책'의 문장 성분이 목적어인 줄 알 수 있는 게 우리말의 한 특성입니다. 마찬가지로 명사구 '영수 동생'이 주어임을 알 수 있는 것도 그 뒤에 주격 조사 '이'가 붙은 까닭입니다.

그렇지만 어떤 말을 꾸미는 말인 수식어는 대체로 꾸밈을 받는 말인 피수식어 앞에 놓입니다. 예컨대 "책상 위에 새 책이 많이 쌓였다"에서 '새 책'을 '*책 새'로 뒤집으면 문법에 어긋난 문장이 됩니다. 피수식어가 명사라면 수식어는 늘, 언제나, 반드시, 꼭 그 앞에 놓여야 합니다. 이것은 수식어가 피수식어 앞뒤에 올 수 있는 영어와 다른 우리말의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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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解明의 수사학 : 우리말의 특질은 무엇인가? 2017-06-19 17:0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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