解明의 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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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창제와 사용의 역사 언어

추사 김정희의 한글 편지(국립한글박물관)

"한글은 조선 제4대 세종(1418~50)이 정인지, 최항, 박팽년, 신숙주 등 당대 일류 학자들을 동원해서 한국인을 위한 문자를 1443년에 창제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그때까지 한자와 한문을 사용했고, 고유의 한국어를 표시하는 수단으로서 이두 등이 만들어지긴 했으나 그것으로써는 불완전하고 불편했다. 세종은 뛰어난 어문학자였기에 문자를 습득하기 쉽고, 한국어의 음운이 자연스럽게 표현될 수 있도록 고안했던 것이다. 1445년에는 이 문자를 가지고, 궁중에서 불리는 장편 서사시 《용비어천가》를 만들고, 또 궁중에서 한글의 사용을 시도했다. 1446년 9월에는 처음으로 이 글자를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일반 국민에게 널리 반포하여, 국민이 날마다 이를 사용하도록 했고, 과거 시험에도 채용했고, 화폐에도 이를 새겨 보급시키는 데 주력했다. 나라글자의 창제는 민족주의의 발로라는 점에서 획기적인 것이었지만 기존의 한자나 한문이 문자의 정통으로 여겨지고 있었기 때문에 훈민정음이 반포된 이후에도 사정은 변하지 않았으며, 때로 유생들은 이 훈민정음의 사용을 반대했다.

한글이라고 하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위대한 문자'라고 하는 의미에서 붙여졌고, 그전에는 주로 '언문(諺文)'으로 불려, 한자에 대한 속용문자라는 뜻으로 비칭되었다. 그리고 언문은 당초에는 가용의 표기, 한문의 번역(언해라고 함) 외에, 궁녀들 사이에서만 사용되는 데 그쳤다. 그러나 18세기 이후에는 한글에 의한 소설이 태어나 20세기 초까지 한문과 이두는 점차 일반사회에서 영역이 좁혀졌다.

그렇지만 한국어 중에는 다수의 한자가 섞여 있고, 한자를 쓸 필요성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한자와 가나가 섞여 있듯이 한글도 한자를 섞어 사용되는 문장이 쓰이게 됐고, 1894년 정치개혁인 '갑오경장' 때에는 공문서에서 한문을 폐지하고 국한문 혼용체를 사용하도록 결정했다. 민간에서는 혼용체 사용을 중지하고 순한글체만을 사용하는 언문일치 국문 운동이 일어나 한글을 국문(國文)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러나 1910년 일본의 식민지하에서 일본인들의 한글 탄압으로 개혁은 일시 중단되었다. 그러다가 해방이 되고서야 먼저 북한에서 1949년 6월 한자를 전폐하고 일체의 국한문 혼용이 금지되었다(한문 숫자만은 남겨놓았다). 이에 대해 남한에서는 1948년 10월 한글 전용법이 공포되어 1957년에는 한자의 전폐를 전제로 한 임시허용한자 1,300자를 정해 사용하다가 1972년부터는 단계적으로 폐지를 시도하였다. 그러나 한자를 옹호하는 지지파의 세력도 강했기 때문에 고유명사 등에는 괄호를 쳐서 한자를 부기하는 잠정조치가 내려져 1972년에는 교육용 한자 1,800자가 확정되는 등 동요가 계속된다."

일본의 세계문자연구회에서 엮은 『세계의 문자』(관련 정보)의 한글에 관한 내용 가운데 일부입니다. 『세계의 문자』는 범우사에서 번역해 1997년에 냈는데, 책 제목 그대로 한글뿐만 아니라 히에로글리프, 알파벳, 한자 등 세계의 여러 문자를 소개합니다. 이 책에는 한글이 상당한 비중으로 실렸습니다. 한글 창제 이전 한국에서의 한자 문화를 언급하면서 서기체, 이두, 향찰 등도 웬만큼 설명해 한글의 탄생 배경을 알 수 있도록 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한글의 제자 원리나 읽는 방법도 예시를 들어 알려 줍니다.

다만 앞에 인용한 글에서 조금 틀린 내용도 있는데, 한글이라는 이름은 이미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훨씬 전부터 나왔습니다. 한글 학회의 전신인 조선어 학회가 1927년에 창간한 기관지 이름이 『한글』인 것도 그것을 뒷받침합니다. 또 궁녀들 사이에서만 한글을 썼다는 것도 오해입니다. 물론 양반들은 주로 한자를 써서 문자 생활을 누렸지만, 한글도 적잖이 썼습니다. 아내나 장모에게 한글로 편지를 써서 보낸 이도 많았는데, 심지어 임금도 가족에게 한글 편지를 보내 안부를 묻곤 했습니다(관련 기사). 이로 미루어 성별과 신분을 가리지 않고 사생활에서 널리 쓰이던 한글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공생활에서도 쓰였다고 말하는 게 옳겠지요.

일본 도쿠시마 현에 있는 신대 문자가 적힌 깃발 두 장(연합뉴스)

한편 책에서 신대 문자를 볼 수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나온 책이기에 신대 문자를 소개한 듯한데, 글쓴이들은 언어학의 입장에서 보면 신대 문자에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첫째, 한자 이전에 신대 문자가 있었다면, 신대 문자를 쓰지 않고 한자와 가나를 쓴 까닭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점, 둘째, 가나가 음절 문자인데도 그보다 앞서 등장했다는 신대 문자는 음절 문자보다 발전된 문자 체계인 단음 문자라는 점, 셋째, 47음에서 50음밖에 분리할 수 없는 신대 문자로는 가나가 발달하던 때의 일본어 음절은 47자 정도의 문자로는 제대로 쓸 수 없다는 점 따위가 문제라고 합니다.

아쉽게도(?) 책에는 신대 문자처럼 후대에 만든 가짜 문자인 가림토가 나오지 않으나, 신대 문자에 대한 비판은 가림토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신대 문자나 가림토와 같이 한글을 본뜬 '짝퉁'이 나왔다는 사실은 어쩌면 그만큼 한글이 매력적인 문자라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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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중생 : 타이 단어, 훈민정음, 신대 문자 2019-02-10 22:48:29 #

    ... 니다. 이런 일이 베트남에서만 일어났을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도쿠시마 현에 있는 신대 문자가 적힌 깃발 두 장 (연합뉴스). 解明 님 블로그에서 전재 에도 시대 일본에서는 한글에 대한 정보가 상당히 많이 유통되었다. 언어로의 한국어가 아니라 문자로의 한글에 대한 정보였다. 주변 여러 나라의 글자 ... more

덧글

  • 액시움 2015/10/10 21:03 # 답글

    북한이 먼저 국한문 혼용을 금지했다는 게 신기하군요.
  • 解明 2015/10/10 22:23 #

    외래 요소를 꺼리는 성향이 강해서 그렇기도 하고, 한자어나 외래어를 '말다듬기' 하는 과정에서 인민들의 사상을 통제하려고 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쪽은 제가 그리 잘 아는 게 아니라서 자세히 설명은 못하겠네요. ^-^;
  • 동글동글 바다코끼리 2015/10/14 19:07 # 답글

    한글은, 고유의 문자를 가진다고 할 이유와, 당시의 이조유학자가 이상으로 하는 고대 중국의 한자발음을 표기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 하나사랑 2016/08/17 17:31 # 삭제

    거짓말입니다, 한국 한자음은 1447년 이미 동국정운에서 음운분석을 하여 훈민정음으로 18000여자를 다 적어놓았습니다, 한국의 한자음은 고대, 고조선시대의 성음의 이치로 그 이치까지 다 적어놓았습니다. 즉 한자음은 고조선시대 한문도 한국인이 만들 수밖에 없었고 그 믕도 일정한 원리에 의해 만든 것입니다, 나무 木은 목으로 인체의 연결 목으로 [목]입니다, 귤을 귤이지, 중국어처럼 [기]가 아닙니다. 契로 계가 아니고 글입니다, 글은 그는 게, ㄹ은 이로 [게이=계]로 하는데, 이는 원음이 [글]입니다, 중국음은 [끼]입니다, 동서남북 극으로 [ㅡ ㅗ ㅓ ㅏ ㅜ]의 5음체계로 그 하나하나가 전부 음운의 원리에 의한 것이지, 중구난방 중국음이 아닙니다, 일이삼사오육맃랖구십으로 1자로 초중성음이 정운으로 이찌 니 산은 웃기다 배꼽빠질 일입니다,
  • 하나사랑 2016/08/17 17:26 # 삭제 답글

    언어학적으로 한국어은 알타이어족이고 일본어는 폴리네시안어, 대만, 필리핀, 월족, 인도차이나어로, 버마어와 친연성이 80%이 넘습니다, 한국어는 알타이어족을 특징이 음원언어이빈다 즉 실라빅어로, 초중종성을 한꺼번에 내는 종성발을이 가능한 알타이어의 시조어에 속하는 아주 원시형의 언어입니다 가장 고등어라는 뜻입니다. 일본어는 음절언어로 초중성음으로 구성된 언어로 도리어 셈족계 언어에 가깝습니다,
    문자로는 훈민정음중 모음은 세계 역사상 없는 모음천국입니다, 15세기 음소로 모음은 38자, 동국정운에서는 26자, 현재는 21자를 쓰고 있는 세계유일한 모음을 뼈대로 중성, 뉴클리어스 중심 문자입니다, 이 21자라는 것은 바로 신대문자는 후대에 한글을 보고 5개 모음으로 고정한 것으로 가짜입니다, 파스파문자는 모음이 6자로 많이 쓴다고 한 것이 6자로 한국처럼 21자를 자유자재로 쓸 수 없습니다, 특이하게 [ㅡ, ㅓ]는 우리는 기본모음인데 셈족은 그러한 모음자가 없이 을벌어로 자음에 붙어있는 음절문자로 쓰고 있다는 사실이 문자의 구분과 연구에 중요한 과제입니다, 세계언어학자들이 찬탄하는 이유가 단 3개의 부호로 65자 무한창조가 가능한 모음의 사용법에 놀래서 자빠지고 있습니다, 3자로 5자밖에 없는 라틴어와는 비교가 안되는 상위의 문자체계임을 알면 왜 중요한 것인지를 알 수 있고 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잇습니다, 한자음은 중국음이 될 수가 없습니다, 북 하는데도 베이, 2음절로 하고 흑은 헤이, 들 契로 기흘절로 [글]을 낼 수 있는 사람이 그 문자, 소리를 지정한 것입니다, 雷로 중국어는 [레, 레이]로 [뢰]를 낼 수 없습니다, 즉 한국음은 한국어다는 것으로 귤을 귤로 한국어지, 중국어가 아닙니다, 법 법은 법으로 우리말로 중국음은 [파]입니다, 즉 음운어로 쓰고 모음의 다양성이 다 들어간 언어는 한국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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