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들의 언어 제국주의 세설(世說)

앵무새는 사람의 말소리를 흉내 낼 수 있어도, 그 뜻까지 아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 앵무새 앞에서 "안녕하세요."라고 말한다면 앵무새는 어렵지 않게 "안녕하세요."라고 소리는 내겠지만, 그 말이 인사말인 줄은 모릅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앵무새의 재주에 놀라워하며 손뼉을 치고 모이를 줍니다. 어찌 보면 우스꽝스럽게 보입니다만, 이와 비슷한 일은 사람 사이에서도 가끔 생기곤 하죠.

지난해가 끝날 무렵에 서울을 찾았었던 찌아찌아족 일행을 기억하시는지요? 그네의 말을 적을 문자로 한글을 선택했다는 소식이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졌었기에 그네의 나들이는 언론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었죠. 그때 길라잡이로 나섰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네를 데리고 광화문 광장으로 갔었습니다. 새로 만든 세종대왕 동상이 광장에 들어선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었기에 자리는 제법 괜찮았지만, 일은 거기에서 벌어졌죠.

계획된 것이었는지 아니면 누군가의 요청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일행 가운데 한 소녀가 동상 앞에 새겨진 '세종어제훈민정음(世宗御製訓民正音)'을 읽게 되었습니다. 받침이 들어간 한글 표기를 발음하기 어려웠던 탓인지 소녀는 더듬거리며 한 줄을 겨우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소녀가 읽기를 마치자 사람들은 손뼉을 치며 좋아했습니다. 마치 앵무새가 말을 한다고 놀라는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소녀가 한글을 읽을 수 있어도 한국어까지 아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글 '수출'이라는 '쾌거' 앞에서 그 차이는 간단히 무시된 것이죠.

거기에 더해 이 일을 디딤돌로 삼아 '한글('한국어'가 아닙니다)'을 '세계 공용어'로 삼아야 한다는 몇몇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저는 언어 제국주의의 어렴풋한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그런 제 생각은 그로부터 며칠 뒤에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市)에 원암한국문화원을 세울 거라는 언론 보도를 접하면서 더욱 굳어졌습니다. 언론에서는 원암한국문화원을 가리켜 '한글 성지'라는 수식어를 붙였는데, 이는 우리와 역사·종교·문화가 다른 인도네시아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표현이죠.

무엇보다도 저는 원암한국문화원이 문화 교류라는 목적에 충실하기보다는 한글을 앞세워 한국어를 '전파'하는 언어 제국주의의 첨병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오늘날 영어가 세계 공용어에 버금가는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영국과 미국이 전 세계 곳곳에 세웠던 문화원의 역할이 적지 않았던 것을 떠올린다면 말이죠. 이런 제 생각이 그저 기우에 그친다면 다행이겠지만, 찌아찌아어 교과서를 만든 사람 가운데 하나인 이호영 교수는 일찍이 한 방송에 나와서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한글을 표기법으로 이렇게 만들어서 문자 없는 민족에게 보급해 주면은, 이 민족들이 한글을 쓰면서 한국에 대해서 굉장히 가깝다는 느낌을 느끼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면 당연히 한국어를 배워 보겠다는 욕망이 생기고, 그러면은 자연스럽게 소수민족에게까지도 한국어가 보급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저는 그동안 소수 언어를 채록하는 데 힘쓴 이호영 교수의 노고를 깎아내리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어와의 경쟁에서 밀려 사멸 위기에 몰린 소수 언어가 한국어라는 새로운 경쟁자까지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그 언어 생태계는 더 크게 흔들릴 것입니다. 한글 보급에 이은 한국어 전파라는, 어쩌면 이호영 교수의 생각을 구체화한 원암한국문화원의 위험성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쓰든 한국어로 말하든 어디까지나 그네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냐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준주변부인 우리와 주변부인 찌아찌아족 사이의 힘을 견주어본다면 찌아찌아족의 선택이 아주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미룰 타밈 바우바우시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말하면서 우리의 경제 성장을 높이 평가한 것을 보면, 그네가 한글을 선택한 까닭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죠. 이호영 교수가 말한 '욕망'도 언어적 호기심보다는 경제적 이익에 바탕을 둔 심성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서 한글 성지를 세우고 한국어를 전파하는 것보다도 찌아찌아족의 구전 설화와 민요를 채록하고, 사전을 만들고, 문법을 정리하는 일이 소수 언어 보존이라는 목적에 더 맞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선의의 의도를 갖고 시작한 일이라고 해도 그것이 때로는 더 큰 불행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늘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첨언 하나. 이 글의 제목은 우석훈 씨의 저서 가운데 하나인 『촌놈들의 제국주의』에서 따왔습니다. '언어 제국주의의 그림자'라는 제목도 생각했습니다만, 좀 밋밋한 느낌이라서 버렸습니다.

첨언 둘. 이 글과 함께 이호영 교수의 인터뷰 기사를 함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바로 가기). 이호영 교수도 "국내외 언론에 굉장히 보도가 많이 된 데다 그 와중에 많은 국민이 말과 글을 혼동했다. 고유어를 표기하려고 한글을 채택한 것인데 마치 한국어가 고유어를 대체하는 것처럼 착각해 인도네시아를 문화적으로 침략할 의도인 것처럼 비쳐 난감했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사업의 성격을 놓고 적지 않은 고민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호영 교수가 중심을 잘 잡아준다면 좋겠습니다만, 서울시나 배재대처럼 큰 단체가 사업에 뛰어드는 상황이라 낙관하기는 어렵습니다.

첨언 셋. 본문에서 인용한 이호영 교수의 말의 출처는 2004년에 KBS에서 방영했던 다큐멘터리 <위대한 여정 한국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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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단멸교주 2010/02/21 21:37 # 답글

    제발 한글을 한국어랑 구분 못하는 일 좀 이제 그만 벌어졌으면 하고요...

    언론에 의해서도 이런 일이 너무 자주 보이던데요. 최근의 스타2를 한글로 완벽번역했다고 드립치는 거 보면 한숨만...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397574

    마린을 마린으로 표기하든 해병으로 표기하든 둘 다 '한글'로 표기한 건 똑같은 거고 다만 마린으로 표기한 것은 영어고 해병으로 표기한 것은 한국어이죠.

    그리고 한글을 문자가 없는 소수민족에게 보급하는 것 자체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딱 거기까지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문자보급 차원을 넘어 한국어 보급까지 가면 환빠식 민족주의는 금방이니까요.

    알파벳으로 어떤 문자를 표기한다고 영어를 배워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알파벳이 영어만의 전유물도 아니니.... 한글도 똑같죠...
  • 解明 2010/02/22 19:14 #

    'localization'을 보통 '한글화'라고 풀이하면서 벌어지는 오류라고 할 수 있겠죠.
  • Earthy 2010/02/21 21:44 # 답글

    한글은 우수하지만, 한국어는 그다지 우수하진 않죠.
    두 가지의 구별을 일반인뿐만이 아니라 언론은 물론 일부 학자들마저...
    그다지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아서 걱정스럽습니다.
  • diobas 2010/02/21 23:23 # 삭제

    한국어가 그다지 우수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소스가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제 생각에 언어는 우수하다-우수하지 않다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영어와 한국어, 일본어 중에 어느 것이 더 우수한가요?


    또한, 한글이 우수하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한국어를 표현할 때의 이야기이지.

    영어를 한글로 표현하면 전혀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은데요.

    각 글자는 해당 언어권의 언어를 표현하는데 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된 책이 있었는데, 오래 전에 읽어서 제목이 생각나질 않네요.


    한글의 우수성은 적은 기호를 사용해서 많은 수의 표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지만,

    그에 해당하는 많은 단점도 있습니다.
  • 갈매나무 2010/02/22 05:47 #

    한국어가 왜 우수하지 않은지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 Marcus878 2010/02/22 11:43 #

    한국어는 외국인들이 배우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수하지 않다고 하신 것 같네요. 표현력으로 따지자면 모르겠지만 학습의 난이도로 치자면 어려운 언어임에 분명하고 그래서 학습성이 우수하지 않다고 보신 것 같습니다.
  • 解明 2010/02/22 19:18 #

    피진어나 크레올어 같은 몇몇 경우를 제외한다면, 언어 사이에 우열 관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 르-미르 2010/02/21 21:50 # 답글

    찌아찌아족에 한글을 전파했다는 외국 기사에 달린 리플 중에 언어 제국주의 게임에 새로운 선수가 등장했다는 것이 기억나는군요.
  • 解明 2010/02/22 19:19 #

    그런 일이 있었군요.
  • Esperos 2010/02/21 21:54 # 답글

    글자의 본질을 '해당언어를 표기하고 뜻을 전함'이라고 규정한다면, 배우고 익혀 뜻을 전함에 아무 지장이 없다면 글자로서의 완성도는 동등하지요. 그런 점에서 알파벳이든 한글이든 완성도에 차이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지요. 심지어 구어와 문어의 차이가 심한 경우에도 그만의 장점이 있거든요.

    이러한 차이를 무시하고 한글을 한국문화의 상징으로 가정한 뒤, 우수하다 노래를 부르면서 무문자 민족에게 전파하겠다는 함은 언어 제국주의라기보다 문화 제국주의라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 解明 2010/02/22 19:22 #

    본문에서는 주로 언어에 한정해서 이야기했기에 '언어 제국주의'라고 표현했습니다만, '문화 제국주의'라는 표현이 상황을 더 정확하게 규정하는 표현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 흑제 2010/02/21 22:54 # 답글

    굳이 '난 언어 제국주의따위 아니야!'라고 외치는 일부 한국사람들 중에도
    막상 찌아찌아족 얘기가 나오면 '음 그래? 역시 한글은 불라불라..'하는 인간들이 많지.
  • 치이링 2010/02/21 22:58 # 답글

    뭐 어때요.

    전쟁해서 지배하겠다는 것보단 낫다고 봅니다.

    문화적이네요.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은 아니지만.
  • 미스트 2010/02/21 22:59 # 답글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쓰든 한국어로 말하든 어디까지나 그네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결과가 아니냐'라는 관점대로라면 한국에서 영어학원이 성행하고 우리말 교육보다 영어 교육에 더 신경쓰는 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바라서 된 것이므로 OK. ... ... ......
  • 解明 2010/02/22 19:25 #

    그런 생각이 불러올 비극을 『한국어가 사라진다면』이라는 책에서 꽤 실감나게 그려냈죠.
  • 들꽃향기 2010/02/21 23:00 # 답글

    사실 한국어를 발음표기 기호로 채택한 것이, 한국어와 한글문법체계를 받아들였다.로 와전되는 기반 역시도, 말씀하신 '촌놈들의 언어제국주의'에 근거하는 정서이겠죠.

    적절한 제목 센스에, 잘 읽고 갑니다. ^^
  • 解明 2010/02/22 19:25 #

    고맙습니다.
  • Lucid 2010/02/21 23:06 # 답글

    모국어라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한국어가 나름대로 괜찮은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글은 한국어를 표기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지요.

    다른 언어는 잘 모르겠군요.
  • 解明 2010/02/22 19:34 #

    조선 시대에는 역학서나 운서를 내면서 외국어의 음가를 훈민정음으로 표기했기에, 훈민정음이 오늘날의 IPA와 비슷한 기능을 하기도 했었죠.
  • 유치찬란 2010/02/21 23:09 # 답글

    한글전파는 사실 문자체계 자체가 없는 문화권으로써는 [한글이 꽤 쓸만하고, 필요하니까... 영어는 쓰면 좋긴 한데 안되는 발음이 많아서...]이라는 면이 사실 가장 큰 것 같아요. 아프리카에서도 원래 문자체계가 없는 부족들은 자기들 언어를 영어를 이용해서 쓰고 있었기도 하고요. 영어로 변환 불가능한 부족같은 경우는 변환 불가능한 발음은 포기하고-_-; 변환해서 쓰고 있었으니... 사실 타 문자체계의 도입이 꽤 필요하긴 했겠지요.

    다만 한국어전파같은 경우는 애초 따른나라 언어를, 특히 동아시아의 쪼끄만나라인 한국어를 공용어라든가 이런 따위로 쓸 이유도 없고, 사실 배우기 어려운것으로 일본어와 함께 최상위순위를 달리는 한국어 전파란 것 자체가 애매하지요. 애초 글이 우수하다고 그 언어가 우수한 것은 아닐진대(사실 한국어는 언어자체로써 본다면 우수하지 않다고 봐야겠지요. 예외 및 용례도 무지막지하게 많고, 그런 주제에 문법의 개수도 많은데다가 변형도 심하고, 거기다가 외래어사용량도 무지막지하니.. 거기다 발음 내는 방식에 있어서의 차이도 꽤 있고... 사실상 사용상의 문제는 둘째치더라도 타문화권에서 배우기에도 거의 최악의 언어지요. 언어 개개별 우수성을 따지는 것 자체는 사실 좋지 않은 것이지만, 배우기 어렵다라는 면으로 따진다면 안좋은 축 인것 같아요. ) 사실 이런 일들은 변방 국가의 병크에 가깝다는 면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 Esperos 2010/02/22 10:06 #

    영어가 아니라 알파벳입니다. 그리고 알파벳을 포함, 어떤 문자든 해당 언어에 맞게 개량한다면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어요. 알파벳은 그러한 개량 사례가 무수히 많지요. 한장어족의 일원인 베트남어권에서는 아예 근대 이후에 알파벳 표기로 공식적으로 바꾸어서 성공적으로 정착했지요. 아랍 문자도 아랍어와 전혀 다른 언어에 대해 개량하여 정착한 사례가 많습니다.

    그리고 한국어를 배우기 어렵다는 말에 대해서도, 한국어도 같은 교착어를 모어로 쓰는 사람은 쉽게 익히는 편입니다.
  • 解明 2010/02/22 19:38 #

    자음이 우리말보다 배 이상 많은 언어도 있고 문법 체계가 복잡한 언어도 있는데, 한국어가 '배우기 어려운 것으로 일본어와 함께 최상위 순위'라고 할 수 있을까요?
  • highseek 2010/07/26 20:25 #

    언어에 우수성을 논할 수는 없습니다. 외국인이 배우기 쉽다고 우수한 언어인 건 아니죠.
  • 마무리불패신화 2010/02/21 23:39 # 답글

    한글과 한국어의 구분을 못하다니...

    저 소수민족은 자신들의 언어를 지키기 위해 한글을 빌린 것 뿐인데.-_-

    참...
  • 解明 2010/02/22 19:39 #

    '구분'과 '구별'은 구별하셔야 합니다. ^^;
  • 漁夫 2010/02/21 23:53 # 답글

    http://iceager.egloos.com/1587533 포스팅이 제가 마음에 들어하는 설명입니다. 요즘 글이 올라오지 않는데, 이 분의 포스팅들은 정말 좋습니다.

    http://fischer.egloos.com/4205688 이것은 제 짧은 느낌인데, 제 글보다 리플에 붙은 hama 님의 설명이 더 좋습니다.
  • 解明 2010/02/22 19:40 #

    좋은 글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FUNA 2010/02/22 00:00 # 답글

    아....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기억 못한다더니..
  • JUNE 2010/02/22 01:03 # 삭제 답글

    transliteraton이랑 translation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많죠.
  • 解明 2010/02/22 19:42 #

    그렇군요.
  • 월광토끼 2010/02/22 04:42 # 답글

    제국주의가 아닌 국수주의의 그림자일 뿐인게 아닐지. 물론 국력에 따라 달라지는 개념일 뿐이지만.
  • 解明 2010/02/22 19:44 #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까요?
  • 지나가다 2010/02/22 09:27 # 삭제 답글

    언젠가 한글날.


    질문자: 찌아찌아어를 한글로 적는 게 알파벳에 비해 나은 점이 뭡니까?

    이ㅎㅇ선생: 어... 그래도 한글이 낫죠.

    모두: 어허허 어허허헣허허헣.


    이게 현실.
  • 머위 2010/02/22 13:59 # 삭제

    기독교재단이 세계 유수의 '인맥있는'외국인학자를 모아서 '한글날'에 '문자올림픽'이란걸 열고(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장 훌륭한 문자'를 '한글'로 1위에 올려놓았던만큼 민망한 일이 일어나겠네요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게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채택한 이유가 단순히 '한글이 우수해서'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상은 알파벳을 채택해도 시간과 여러가지 경험에 따라 그네들에 맞춰 바꿔나가게 되는 것에 불과하죠.
    필요에따라 얼마든지 편하게 변하는 것이 언어니까요.
  • _tmp 2010/02/22 19:04 # 답글

    한국어의 전파 자체가 제국주의라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각국이 벌이는 문화교류사업이 모두 제국주의적인 행위가 되어 버리거든요. 게다가 말씀하신 대로, 한글은 '한국어'가 아니지요.

    본문의 표현대로, 몇몇 촌놈들이 좀 사정 피었다고 세과시하는 경우가 있을 뿐입니다.
  • 解明 2010/02/22 20:11 #

    물론 한국어의 전파 자체가 언어 제국주의라고 할 수 없겠죠. 그러나 본문에서 언급한 몇몇 사례를, 찌아찌아족 한글보급 사업이 한국어 전파 사업으로 은근슬쩍 변질하고 있다는 징후로 저는 보았습니다. 찌아찌아족 한글보급 사업은 소수언어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마땅할 텐데, 그보다는 한글의 우수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근거로 이용하거나 한국어를 세계 공용어로 만드는 선행 사업쯤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말이죠.
  • 아인베르츠 2010/02/22 20:01 # 답글

    하앍하앍 셰익스피어.... 하시던 분이 뿌렸던 그 수많은 새들이 아메리카 생태계를 반파시킨 일도 있으니까요. 답없는 빠심은 무서워요.
  • 解明 2010/02/23 22:15 #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내용 말씀하시는 건가요?
  • blakparade 2010/02/22 20:30 # 답글

    이런 일도 있었군요...근데 한글을 사용하면 한 거지, 굳이 한국어를 전파시키려고 해봤자, 소수민족 언어의 생존을 더 힘들게만 할텐데...찌아찌아족의 '언어'는 지켜졌으면...하고 바랍니다...;;(한국어가 퍼지는 것도 좋지만, 외국어로 퍼져야지, 공용어로 퍼지면...;;)
  • 解明 2010/02/23 22:28 #

    사실 찌아찌아어는 소수 언어치고 사용 인구가 비교적 많아서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만, 언어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죠. 본문에서 분량 관계로 자세히 언급하지 못한 '언어 말살(Linguicide)'과 소수 언어 보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이라는 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평민 2010/02/23 14:08 # 답글

    그건 그렇고 칭글리쉬, 콩글리쉬처럼... 저 나라에선 한글이 뭐라고 불려질까요?
  • 解明 2010/02/23 22:30 #

    '칭글리쉬'나 '콩글리쉬'는 언어인 영어를 잘못 쓴 것이니, 문자의 호칭과 관련 짓기는 어렵겠네요.
  • 허허 2010/02/24 13:43 # 삭제

    불려질까요 (x) → 불릴까요 (o)
  • 평민 2010/02/24 14:46 #

    허허//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 Ebonics 2010/06/13 12:54 # 답글

    좋은 글이네요.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쓴다는 사실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한국어가 다른 이들에게 보급되었다니, 정말 뿌듯하네요. 오늘 좋은 지식 하나 배워갑니다.
  • 解明 2010/06/13 13:58 #

    본문에서는 짧게 말했지만, 한글과 한국어는 다른 개념입니다. '한국어가 다른 이들에게 보급되었다'는 말은 '한글이 다른 이들에게 보급되었다'라고 바꿔야 합니다. 한국어는 언어이고, 한글은 문자이기 때문이죠.일상 생활에서는 이 둘을 잘 구별하지 않지만, 엄연히 다른 개념이거든요.
  • Ebonics 2010/06/13 17:02 # 답글

    제가.....너무나 당연한 실수를 하였군요...이거 엄청 민망하네요^^ 다음부터는 각별히 주의해야겠어요~~~
  • 여홍 2010/08/22 19:22 # 삭제 답글

    제가 요즘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글을읽어서 반가웠습니다. 경제가 발전한다고 모든 나라가 언어를 수출하는 것은 아닐텐데, 한국이 유독 한국어, 한글에 집착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한국은 경제성장과 한류를 등에 업고 엄청난 일을 저지르는 것 같습니다. 일드, 미드에 미치면 그 언어를 배우고 싶기는 하지요. 그러나 언어를 '우수하다'라는 수식어를 붙여 수출하는 일은 전세계에 드문 일이 아닐까요. 많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matercide 2010/09/30 00:39 # 답글

    언어제국주의라... 제국주의 앞에 "아류"라는 말을 붙이면 더 정확해지죠. 에휴, 이 따위 아류제국주의를 펼칠 시간이 있으면 안으로는 친일파와 주한미군을 밖으로는 일본과 미국의 세력을 물리치는데 힘쓰기나 하지. 어느 부족에게 한국어를 전파하든 한글을 전파하든 한국이 부용국이라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거늘....
  • 봄뜰 2010/11/17 11:48 # 답글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명글에 주옥같은 덧글들도....소수민족언어가 날이 갈수록 사라진다네요. 안타가운 현상입니다. 한글전파, 시작의 초심은 그러하나 해명님의 지적대로 변질 가능성은 농후하다고 봅니다. 문화제국주의의 피해자가 역으로 그것을 써먹어서는 아니되겠지요.
  • 解明 2010/11/17 23:35 #

    고맙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바탕으로 나중에 다시 글을 쓰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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